소변에서 단풍 시럽 냄새가 난다면 귀엽게 넘기기 전에 반드시 의심해야 할 병이 있습니다. 바로 신생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산모이소증입니다.
1. 산모이소증이란 – 아미노산 대사에 생긴 작은 결함이 부르는 큰 병
산모이소증은 분지사슬 아미노산이라 불리는 류신, 아이소류신, 발린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가 결핍되면서 발생하는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입니다. 이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기본 구성 요소로, 음식물 속 단백질을 통해 섭취되며 정상적인 경우 간에서 분해되어 에너지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MSUD 환아는 해당 대사 경로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체내에 아미노산과 그 부산물이 축적되고, 이는 중추신경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열성 유전질환으로, 양쪽 부모가 모두 보인자일 때 아이가 병을 가지고 태어날 확률은 25%입니다. 발생 빈도는 인종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신생아 100,000명당 1명꼴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증상은 출생 직후에는 건강해 보일 수 있으나, 생후 3일에서 일주일 사이에 무기력, 수유 거부, 구토, 경련, 호흡 이상 등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소변과 땀에서 달콤한 단풍 시럽 냄새가 나는 것이 가장 특징적인 단서입니다. 이 냄새가 병의 별명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반드시 모든 아이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신중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2. 조기 진단의 중요성 – 단 하루의 차이가 평생을 바꿉니다
MSUD는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면 단기간 내에 혼수 상태, 심각한 뇌 손상,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급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출생 직후 이루어지는 신생아 선별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예방 수단 중 하나입니다. 많은 국가에서는 MSUD를 포함한 대사질환을 신생아 때 혈액 한 방울로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선별검사 항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드물게는 검사 당시의 상황이나 기기의 민감도 등에 따라 위음성 판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재검을 시행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산모나 가족 중 대사질환 이력이 있는 경우, 신생아 선별검사를 강화하거나 태아기 유전자 검사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진단이 빠를수록 뇌 손상을 막을 가능성이 높으며, 아이가 평생 식이조절만으로도 거의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진단이 지연되면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부모의 적극적인 인지와 의료진의 빠른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3. 치료와 관리 – 식이조절로 지켜내는 평범한 삶의 가능성
MSUD의 치료는 엄격한 식이 조절이 중심입니다. 류신, 아이소류신, 발린의 섭취를 제한하는 특수 분유와 식단을 통해 아미노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보통 이들 아미노산은 단백질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므로, 환아는 일반 분유나 모유조차도 제한받으며, 대사 전문의가 처방하는 특수 대체식을 복용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해져 대사위기가 발생한 경우에는 병원에서 정맥 수액, 고농도 포도당, 아미노산 대체제 투여 등을 통해 체내 균형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속한 입원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위기를 겪거나 식이만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일부 환자에게는 간이식이 치료 옵션으로 제시되기도 하며, 성공할 경우 일정 수준의 대사 기능 회복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감염, 금식, 수술 등으로 대사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응급 상황을 대비한 대사 위기 대응 플랜을 항상 준비해야 합니다. 이 플랜에는 급성기 식단, 수액 지침, 입원 기준 등이 포함되며, 응급실 의료진에게 신속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산모이소증은 평생 관리를 요하는 희귀질환이지만, 조기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에 가까운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작은 의심 하나가 아이의 미래를 지킬 수 있으며, 소아청소년과 및 대사질환 전문 클리닉과의 긴밀한 협력이 그 삶의 질을 결정짓습니다. 단풍 시럽 냄새라는 작지만 특별한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생명을 살리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